그리 거창한 건 아니구요. 모종의 국가 주관 자격 시험을 결국 보기로 했습니다. 떨어질 확률이 훨씬 더 높은 시험이라 괜히 얘기했다가 이도저도 안 되면 좀 많이 부끄러울 테니까 T_^; 무슨 시험인지는 함구할게요. 아실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학기로 졸업이니 학기 끝나는 12월 중순부터 앞으로 2년에서 2년 반.... 최대 3년 정도는 수험생 신분이 됩니다. 그 안에 승부를 낼 수 없다면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을 거예요.
그래서 일단 저 기간 동안 신간은 내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실 기획하고 있는 거 꽤 많았어요. 삼북책도 있고, 매형제 장편 두 권과 소소한 책들.
하지만 아무리 딴짓이 아이덴티티인 저라도 앞으로의 인생이 걸린 수험 생활을 하면서까지 그러기엔 양심이 마이 아픕니다 (....) 전 신간 없이는 판매전에 잘 안 나가니까, 결국 오프라인 행사 참가는 이번 서플로 마무리 짓게 될 것 같네요.
그리고 삼북책은 냉정하게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아직 그런 책을 낼 만한 실력이 아니라는 걸 깨달아서요. 말하자면 절반 정도는 사진집인데 사진집을 낼 만큼 잘 찍은 사진들을 지금까지 축적했느냐, 라고 묻는다면 역시 아니라서요.
그렇다고 온라인 서식처까지 몽땅 접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 (인생의 낙이라구요!!) 본가(+에 딸린 잡다한 것들)와 아저씨들 홈 등은 유지하려고 합니다. 지금까지처럼 자주 업데이트하기는 어렵겠지만.... 그리고 해도 안 되겠지만 ㄱ=; 가끔 숨통 트이게 글이랑 사진 정도는 깨작거릴 듯 해요.
사실 얼마 전에 인형놀이 홈 중 한 쪽을 닫은 이유도 반쯤은 이런 맥락이었습니다. 수험 기간 끝날 때까지 아가씨들 데리고 노는 인형놀이는 중지할 생각이라서요. (오프에서 저 혼자 가끔 남은 몇몇은 꺼내보겠지만 사진 찍어 올리고는 안 할 듯)
마음이 싱숭생숭하네요. 이걸 하고 싶지 않아서 굉장히 오래도록 도망 다녔는데, 결국 제게 남아있는 선택지가 그것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거든요. 현실은 참 냉혹합니다.
사실 제겐 지금 자존감이고 자신감이고 1 나노그램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의 기나긴 과정을 생각하면 너무 두려워서 숨이 턱턱 막혀요. 그런 무력한 자신이 참 한심하지만.... 그래도 설령 깨지고 꼬리 말게 되더라도 일단 부딪쳐보기나 하렵니다. 성공하든 아니든 이 과정에서도 또 뭔가 잃고 얻고, 그걸 다시 또 이야기에 녹여낼 수 있을 테니까요.
이왕 칼을 뽑았으니 무라도 썰고 오겠습니다. 응원해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