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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머스트 고 온~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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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일부러 훼이크도 쳤던 ..
by 묘희 at 11/26
모 사이트에서 저 얘기를..
by AilinLusse at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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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 다케루 - [이노센트 게릴라의 축제(イノソント・ゲリラの祝祭)]
미적미적 읽다가 이제야 겨우 다 읽었네요. 일본어 독해 속도 느려서 정말....
한 마디로 평하자면, 본격적으로 뭔가 터뜨리려고 깔아놓은 포석같은 책.

이하 스포일러 있는 불친절한 감상.


* 이노센트 게릴라의 초반에는 도쿄 23구내외 살인사건의 일부가 통째로 들어가 있어요. 아아, 이러니까 단편이 덜 단편다웠구나... 싶기도 하고. 결국 장편의 일부 장면을 잘라낸 거니까요.
.....그리고 그런 방식에 가까운 글쓰기를 하고 있는 저 자신을 떠올리고 한숨이 나왔습니다....orz 내 글이 재미없는 게 당연하구나...


* 이번에도 어김없이 신 캐릭터 대거 등장. 전작에서 이름만 나왔던 사카다 국장(오사카 사투리 써서 대사 읽기 힘들었어요...orz)이라든지, 뭔가 의미심장하게 등장한 이카루가 실장이라든지, 시라토리랑 대립각인 야가미 과장이라든지, 속을 알 수 없는 무감정 냉미녀 히야마 시온이라든지.
그리고 여전히 별명의 향연이죠. 배배꼬인 히코네(원문에선 ひねくれ彦根), 미스터 후생성 야가미, 사일런트 매드 이카루가, 울보 사카다, 거꾸로 팬더 사이고, 야마비코(히야마 시온+히코네 신고를 합쳐서) 유닛 등등등. 히야마 시온도 따로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
어디에선가 인터뷰 보니까 별명 붙이기는 가이도씨 특기라네요.... 근데 '본인에게는 절대 말할 수 없는 별명도 많다'고 하는 거 보면 이 아저씨도 은근 성격 나쁘다니까요. 하긴 아웃사이더, 이단아 치고 성격 좋은 사람 별로 없죠 음.... (가이도씨는 기존의 병리학/해부학계의 아카데미즘에서 보면 상당한 이단아입니다;;)


* 성격 나쁘다는 얘기 나온 김에. 가이도씨의 어조는 점점 더 강경하고 시니컬하게 사람을 몰아치네요. 읽다보면 왠지 이유없이 잘못했어요! 죄송합니다!! 해야할 것 같아요. 진 왈츠 때도 마구 꼬집고 찌르더니. 이번 책으로 정말 완벽하게 후생성을 적으로 돌렸을 것 같은 기분이;; 관료들을 정말 인정사정없이 까대요.
비록 캐릭터의 입을 빌렸긴 하지만 그게 가이도씨 본인의 생각이라는 것 쯤은 독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죠. 특히 이번에 히코네는 완전 오너 빙의라서요 ㄱ-;; 외과의에서 병리의로 전환한 경력도 그렇고, 안경캐인 것도 그렇고....


* 사실 가이도씨는 라디오 출연했던 거 들어보면 말보단 글로 싸우는 게 어울릴 것 같긴 했어요. 가이도씨 목소리는 살짝 허스키한데다가 정말 느릿~느릿~하거든요. 말빨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일단 목소리 자체가 탈력계라서 듣고 있는 것만으로도 노곤해져서(.....)


* 그렇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이번 책은 미묘하게 불편했습니다. 글 속에서 가이도씨가 '해부지상주의자 법의학회/병리학회'와 '보신지상주의 관료', '현상유지지상주의자 법률가'들을 가차없이 까며 의료와 사법의 완전 분리를 외치는 그 태도는, 뒤집어 보면 결국 똑같이 '의료지상주의자'라고 지적 당해도 할 말이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의사 역시 결국은 사회의 이익 집단 중 하나인데(이걸 아니라고 부정하지는 말아줬으면 합니다. '의사도 인간이다, 지나치게 가혹하고 엄격한 직무상 주의 의무를 경감시켜 달라' 고 요구하는 입장에서 최소한의 공정성이 있다면 말이죠), 자신들이 최정점이며 정의라고 단정하는 건 오만 아닙니까?

신념에 의심이 없는 건 좋지만 그걸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듯 주입시키려고 하는 건, 더더군다나 작품 내의 히코네처럼 상대를 마구 궁지로 몰아붙여 무너뜨려가는 방식은 거부 반응을 일으킬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히코네... 즉 의사가 의사 자신들을 '이노센트'하다고 말하며 '자기 보신 밖에 모르는 관료들은 의료라는 꽃에 그 더러운 손을 대지 말아라'라고 일갈하는 부분에서 이 미묘한 이질감과 거부감은 절정에 이르더군요. 물론 동시에 알력 공방전에서 상대를 시원하게 박살내는 카타르시스도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상쇄가 되었지만.

물론 의료의 사회적 기능과 그 중요성을 무시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일본의 상황이긴 하지만 법 제도나 경제 발전 양상 등에 있어 여러모로 일본의 전철을 밟아왔다는 걸 부정할 수 없는 우리나라에도 근시일 내에 벌어질 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남 얘기라고 생각할 입장만도 아니고요. 충분히 귀담아 들을 가치가 있습니다. 아니,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그러나, 개인적인 환경상 의사에 대해서 심정적으로 가까운 편인 저에게조차 '지나치게 강경조 일변도가 아닌가. 이래서야 의도가 좋아도 자칫하면 또 의사 집단의 집단 이기주의로 보일지도 모르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정도라면 좀 재고해봐야 할 여지가 있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가이도씨의 의료지상주의의 종착점엔 사회의 공익이라는 거대한 정당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용인은 되겠지만.... 이 미묘한 기분은 어찌할 수가 없네요.
지금은 그저 가이도씨가 스스로 말했듯 '재미있는 이야기를 쓸 뿐'이라는 작가적 마인드를 앞으로도 잊지 않아주었으면 할 뿐입니다.


* 그렇지만 동시에, 가이도씨는 단순히 Ai라는 지엽적이고 기술적인 연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라이프 워크로서 일본의 의료 체계를 완전히 다시 세우겠다는 거대한 목표를, 의욕적이고 분명한 미래도를 그리고 있다는 것이 이번 책으로 어느 때보다도 더 명료하게 보여서 감탄했습니다. 뭐 이런 무모한 야망을 가진 사람이 있담, 싶으면서도 그 선명한 청사진에 온 몸에 전율이 일 정도로.
그리고 본인의 그러한 모습을 제각기 전쟁터에 서서 홀로 세상과 대면하고 있는 캐릭터들- 시라토리나 가노, 기류, 하야미, 다카시나 병원장, 히코네 등등 - 에게 나눠준 것이겠지요.


* 그치만 역시 내러티브 구조 자체는 참 심심한 편이었어요. 후생노동성 회의 몇 번 하다보니 책 한 권 다 끝날 정도니 뭐 ㄱ-) 오로지 남은 건 말 말 말 말, 말 뿐이네요. 이런 단조로운 내러티브로 관료 사회의 속터지게 느린 일 처리와 발빼기, 껍데기 뿐인 회의의 무상함을 독자에게 체험케하려는 의도였다면 성공인 셈이지만요.
이 작품 자체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포석에 해당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그럴 지도 모르구요. 지금까지의 작품들은 작중에선 몇 십년에 걸친 사쿠라노미야 사가(Saga)의 극 초반일 뿐일 테니.
그리고 예의 막판 클라이막스, 논리 공방전은 건재하구요. 이 부분은 언제나 숨 쉴 틈도 없이 따라 읽어내려가게 되는 것 같아요. 애초에 결국 사회의 악습과 부조리를 박살내는 건 논리와 정당성으로 무장하고 세상과 혈혈단신으로 맞서고 있는 자들이고, 이에서 최대한의 카타르시스를 끌어내 소설의 재미로 삼는 것이 가이도씨의 테제고 특기니 제대로 안 해주면 곤란하지만요.


* 심심하다는 말에서 연상해서 자동기술. 원서 보면서 느끼는 거지만 가이도씨 똑같은 말 너무 자주 써요 ㅇ<-< 주로 서술어를. 물론 일본어가 외국어인 저한테는 외려 부담을 덜어주는 셈이긴 하지만... 10권 넘는 책을 썼지만 사실 작가로서의 커리어는 3년도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르죠.


* 그래도 여전히 귀여운 다구치 보는 맛에 다 읽었습니다. 다구치의 꿍얼꿍얼과 귀여운 궁상맞음은 시리즈를 거듭할 수록 파워 업.
다구치가 후생노동성 회의에 위원으로 불려가는데, 신칸센 타고 가라고 병원 쪽에서 여비 지급해줍니다. 근데 이 비용 안에서 원래 지정되어있는 신칸센 좌석 등급을 한 단계 낮추고 그 차액을 낼름 쓱싹하는 다구치. 근데 그 차액이라는게 왕복 3700엔.(도쿄~사쿠라노미야 까지의 요금을 비슷한 거리인 시즈오카까지로 상정한 일웹의 포스팅에 따르면 그 정도)
..............3700엔이면 그쪽 체감 물가로 하드커버 책 두 권 사고 문고판 하나 살 수 있을까 말까 한 정도의 금액밖에 안 되는데 말입니다orz.... 그래놓고선 '원래는 규칙 위반이지만... 괜찮아 덕택에 품속이 따땃해 *'ㅅ'* 맛있는 거 먹어야지~' 이러다뇨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아무리 말단 강사라지만 대학 병원 의사가 할 소리인가효 ㅜㅜㅜㅜㅜㅜㅜㅜ 쪼잔해 ㅜㅜㅜㅜ 쪼잔한데 귀여워 ㅠㅠㅠㅠㅠ

게다가 히코네와 레스토랑(히코네는 병리의인데 병원은 팽개쳐놓고 패밀리 레스토랑 하나 점거하고 거기서 놋북으로 화상만 받아서 진단하는 괴짜...) 에서 얘기하는 장면에서 그 쪼잔함이 더욱 강렬해집니다. 점심 시켜먹는데 다구치가 시킨 포테이토를 히코네가 집어먹으려고 하니까 손을 찰싹 때려서 못 먹게 하더군요?(원문은 叩き落す) ㅠㅠㅠㅠㅠㅠ 앍 이러지마 다구치!!! 괴롭혀주고 싶잖아!!!


* 근데 히야마 시온은 나와서 아무 것도 한 게 없네요... 쿄쿠호쿠 클레이머에도 나온다고 하던데 거기서는 어떨지.
아니 그리고 히코네랑 연애 플래그가 있던 거냐?; 막판의 어깨 감싸안기에 쫌 멍때렸어요. 히코네는 시온을 마리오네트라고 부르면서 조종하는 못 돼 처먹은(...) 남자고, 시온이 첫등장부터 히코네의 뺨따구를 날려서 ㄱ-;;; 둘이 뭔가 증의 비율이 큰 애증, 그렇지만 성격상 무심하고 건조한 동업자 사이인가... 라고만 생각했는데.
노상 생각하는 거지만 가이도씨는 노멀 연애 플래그 꽂는 법을 좀 더 익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늘 느무 뜬금없어요. 호모는 안 배워도 능숙하므로 패스


* '바닷바람의 행방은 아무도 모른다'라는 마지막 문장이 왠지 깊게 남았습니다. 끝인데 끝이 아닌 문장. 게다가 이 문장 자체가 품고 있는 함의에 너무 신경쓰여요. 앞으로의 전개가 어찌 될 지는 정말 모르는 일이라는 소리니까.
사실은 바티스타 원제가 '팀 바티스타의 붕괴'였고, 이후 '붕괴 3부작'으로 '헤키스이인 사쿠라노미야 병원의 붕괴', '사쿠라노미야 Ai센터의 붕괴'를 기획하고 있었다는 인터뷰 내용이 있었거든요. 이 중 헤키스이인~이 나전미궁으로 나온 거고요. 이노센트 게릴라에서 토죠대에 Ai 센터 설립할 거라는 얘기 나오는데 그게 설마 실패한다거나...? 으악 그런 현시창은 괴로워서 보기 싫은데 ㅠㅠㅠㅠㅠ 아니 물론 실제로 일본 의료계 상황 자체가 현시창인건 맞지만 ㅜㅜㅜㅜ
게다가 생각보다 이 시리즈에는 몰락형 인간상이 많다는 사실 (기류, 사요, 하야미, 아직 자세히 안 읽었지만 블랙페앙서 나오는 토카이 교수나 나전미궁서 아마 헤키스이인 병원의 사쿠라노미야 일가도 몰락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에 생각이 미치면..... 으아아아아아 ㅇ<-<
이러니 저러니 해봤자 지금의 저로선 그저 목 씻고 얌전히 차기작을 기다리며 그동안 나온 책들이나 읽고 있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지만요....ㅠㅠ 이노센트 게릴라 다 읽었으니 다음은 역시 나전미궁을 읽어야겠어요. 도서관님하 얼른 좀 들여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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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다케루시리즈, 이노센트게릴라의축제
# by 묘희猫姬 | 2009/05/10 13:45 | 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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