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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질 머스트 고 온~ 음..
by 묘희 at 11/26
헉 일부러 훼이크도 쳤던 ..
by 묘희 at 11/26
모 사이트에서 저 얘기를..
by AilinLusse at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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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팬픽션] given
꽤 오래전부터 잡고 있던 글인데 미적대다가 이제야 끝내서 올립니다.
여성향 베이스지만 별로 부각되지 않는 전연령 건전 꿉꿉물(?)이고요.

이하 소설 본편 스포일러 함유.... 아마도.



    “다른 사람들에게도 물어보는 개인적인 취미이니, 대답하고 싶지 않으면 하지 않아도 됩니다.”

    팽팽히 오가던 질답이 끊기고 미묘한 침묵이 흘렀다. 분위기로 보아 슬슬 면담의 끝이 보이던 그때, 다구치가 불쑥 입을 열었다. 앞에 앉은 나루미는 눈썹을 치켜 올리며 무어냐고 말없이 되물었다.

    “이름의 유래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겠습니까?”

    다구치의 질문에 나루미는 잠시 고개를 갸웃거리다 시니컬한 웃음을 띠운 입을 열었다.

    “다구치 선생의 발상은 정말 유니크하군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타입입니다. 매형이 다구치 선생을 마음에 들어 하는 이유를 잘 알겠습니다.”

    나루미는 그렇게 말하고 ‘그럼 먼저 실례하지요.’ 라며 싱긋 미소 지어보이며 방을 나갔다. 그 뒷모습을 바라보던 다구치는 자신도 모르게 가벼운 한숨을 내쉬고 생각에 잠겨들었다.




    장기제어외과유닛 조교수실의 문을 두드리는 빠르고 가벼운 노크 소리가 나자 그에 답하려 기류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나루미는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문을 벌컥 열고 들어섰다. 기류는 들여다보던 서류를 책상 한 쪽으로 밀어내며 기다렸다는 듯 ‘면담은 어땠어?’라고 물었다. 나루미는 책상 앞에 놓인 긴 소파에 털썩 기대 누워 넥타이 매듭에 손을 넣어 헐겁게 풀며 ‘뭐 그냥 그렇지…….’ 라며 말을 흐렸다. 잠시 방 안을 부유(浮游)하던 가벼운 침묵은, 나루미가 갑자기 상체를 비스듬히 일으켜 세우며 입을 여는 바람에 허허로이 흩어져 버렸다.

    “다구치 선생은 매형 말대로던데. Unique and eccentric, really.”
    “다구치 선생이 물어봤어? 이름의 뜻.”
    “응. 대답은 안 했지만.”
    “왜?”

    기류가 되묻는 말에 나루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다시 팔걸이에 머리를 뉘었다. 그리고 공연히 테이블 위에 아무렇게나 널려있는 학회지를 집어 펼쳐 들었다. 그러자 기류는 나루미가 머리를 기댄 팔걸이에 손을 짚고, 그의 손에서 책을 낚아채갔다. 매의 발톱에 걸린 병아리마냥 종이가 파드득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나루미는 입을 내려 다물고 눈만 치떠 그를 올려다보았다. 기류는 눈을 가늘게 접어 웃으며 나루미를 내려다보고는 짐짓 목소리를 낮췄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료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다니, 왠지 배신감 느끼는 걸.”

    나루미가 불편한 듯 눈을 내리뜨며 시선을 돌리자, 기류는 ‘농담이야, 농담. 얘기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 라며 나루미의 머리를 공연히 쓰다듬어 헝클어뜨리고 웃으며 뒤돌아섰다. 나루미는 헝클어진 머리를 손으로 쓸어 정돈하며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벼운 공을 툭 던지듯 입을 열었다.

    “……태어나기 전에 받았어.”

    기류가 돌아보자 나루미는 소파에 다시 엎드려 팔걸이에 턱을 괸 채 창 너머로 무심한 시선을 던졌다. 기류는 이어질 말을 귀담아 들으려는 듯이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나루미를 바라보았다. 나루미의 눈은 여전히 창 밖에서 겨울바람에 흔들리는 메마른 나뭇가지만을 향하고 있었지만, 기류가 보내는 무언(無言)의 시선을 느낀 듯 다시 말을 이었다.

    “‘맑다’는 의미의 료(凉). 맑은 심성을 가진 사람이 되라는 뜻이라나. 료라는 이름은 남자 이름으로 써도, 여자 이름으로 써도 괜찮은 이름이니까 태어나기 전에 미리 붙였다더라.”
    “역시. 그렇지 않을까하고 맘대로 짐작하고 있었는데 딱 맞았네. 왜 굳이 숨기려고 그래? 그렇게 좋은 이름인데.”

    기류의 말에 나루미는 입꼬리를 일그러뜨렸다. 헛디딘 발동작처럼 엇나간 비음이 목소리 말미에 희미하게 섞여들었다.

    “나처럼 시커멓게 닳아빠진 인간에게 심성 맑게 자라라는 뜻의 이름이 붙어 있다는 웃기는 얘길 하라고? 이름과 실체의 부조화에도 정도가 있지, 나쯤 되면 이미 블랙 코미디 수준이라고.”
    “난 무척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데…….”

    기류가 난처하게 웃자 나루미는 고개를 들어 그를 올려다보며 얼굴을 찡그렸다.

    “퍽이나. 아무리 매형이래도 뻔히 들여다보이는 빈말은 사양이야.”
    “정말이라니까.”
        ―섬세한 유리 세공품 같은 재능과 차갑게 타오르는 열정으로 기묘하게 빛나던 네 눈동자는 너무 맑게 비쳐서 오히려 그 깊이를 알 수 없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으니까.

    기류는 하마터면 입 밖으로 낼 뻔 했던 뒷말을 황급히 삼키느라 헛기침을 했다. 나루미는 못마땅한 듯 치뜬 눈으로 그를 쳐다보다 빙글 몸을 돌려 소파에 모로 기대어 누웠다. 그리고 여전히 잔가시 돋은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부모가 제멋대로 자신의 이상만 들이부어 지은 이름 따위가 뭐가 좋아? 결국 쓸데없이 심오하고 원대해서 거추장스러운 이름을 이름 값도 못하면서 달고 다니는 꼴불견들을 양산하기밖에 더 해?"

    나루미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

    "하기사, 매형처럼 자기 이름 뜻 그대로 자란 사람한테는 아무래도 이해할 수 없는 얘기겠지." 

    기류는 날카로운 냉소를 머금은 그의 말에 뭐라 답해야 좋을지 몰라 우두커니 그의 등을 쳐다보았다. 복도에 의사들 한 무리가 지나가며 수런수런 떠드는 말소리와 어지러운 구둣발 소리를 내었다. 그러나 밖에서 나는 왁자한 소음에도 두 사람이 있는 방에 깊이 서려 가라앉은 침묵은 지워지기는 커녕 더욱 형형해질 뿐이었다.

    “내 이름에 쓰는 한자, ‘처량하다’고 할 때도 쓰이지.”

    공중그네처럼 높은 허공에 흔들리며 진폭을 그리는 나루미의 까끌한 목소리가 갑자기 울렸다. 

    “그런 뜻이 있다는 걸 모르고 붙인 걸까, 아니면 이런 꼴이 될 걸 알고 붙인 걸까…….”

    나루미는 여전히 등을 보인 채 돌아누워 혼잣말을 하듯 낮게 중얼거렸다.

    “그렇다면, 이 이름을 버리면 뭔가 달라질까. 적어도 앞으로는……”

    나루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그제야 깨달은 듯 황망히 입을 다물었다. 그러나 기류는 그가 반 토막만 뱉어놓은 말이 무언지 알 것 같았다. 절단난 말 끝에 자리한 그의 아픔이 명치를 강타하여 무언가 목 아래까지 밀려 올라오듯 묵직하고 갑갑하게 차올랐다. 기류는 나루미의 곁에 다가가 앉아 그의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리고 가운 위로도 호리호리하게 도드라지는 야윈 어깨선을 천천히 쓸며 나직하게 말했다.

      “네가 그러고 싶다면, 그렇게 해서 개운해질 수 있으면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런다고 해서 나무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나루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눈만 깜빡이다 일어나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비스듬히 기울이고 ‘음, 그렇지만 역시 내겐 료는 료라서, 다른 이름에 적응하려면 좀 오래 걸릴지도…….'라고 중얼거리는 기류를 보며 피식 웃었다.

    “하여간 매형은. 헛소리에는 일일이 진지하게 대꾸하지 말라니까.”

    나루미는 짐짓 면박을 주며 두 손을 깍지 껴 고양이가 길게 기지개를 켜듯 허공으로 쭉 뻗었다. 그리고 흐트러진 넥타이를 완전히 풀어내어 손에 들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걸린 거울 앞에 서서 넥타이를 다시 묶기 시작했다.

    “아― 적당히 내키는 대로 바꾸거나 꾸며서 내걸 수도 있는 이름 따위가 미래를 결정한다는 시대착오적이고 비논리적인 말을 하다니, 나도 이제 한 물 갔나보네. 의학이라는 응용 분야일망정 어쨌거나 과학에 투신한 몸인 주제에 말야.”

    콧노래라도 흥얼거리듯 가볍게 운율을 타가며 부러 태연한 목소리를 내었지만 거울에 비친 그의 얼굴에는 자조와 체념이 반반쯤 섞여 뒤흔들리고 있었다.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등 뒤에 선 기류는 거울에 비치는 나루미의 얼굴을 말없이 바라만 보았다.
    그러나 잠시 후, 넥타이 매듭의 위치를 바로잡아 마무리 짓고 허리를 곧게 펴 기류를 올려다보는 나루미의 얼굴은 평소와 다름없이 물결 한 점 일지 않는 겨울 호수마냥 싸늘하고 가지런한 표정으로 돌아와 있었다. 구걸로 동정을 얻어 연명하느니 차라리 그대로 한겨울 칼바람 속에 고개를 쳐들고 곯아 죽기를 택할 도도한 짐승과도 같은 표정으로.

   "그보다 매형. 다음 바티스타 일정 잡았어? 이제 Case 32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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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편에서 다구치가 이름의 유래를 묻는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슬쩍 내빼던 나루미를 보면서 '도대체 무슨 뜻이길래 ?ㅂ?' 하는 아주 단순한 생각에서부터 나온 뻘글입니다. 사전 찾아보면 나루미 료의 료(凉)는 서늘하다, 차갑다, 맑다, 슬프다 라는 뜻이 나오더군요. 맑다라는 의미를 제외하고는 도저히 이름의 뜻으로 쓰여질만한 뜻이 아닌지라; 제 임의로 나루미 이름 유래를 정의하고 쓴 글입니다. 진실은 작가님만 아시겠지만 -ㅂ-;;;   

자신의 이름을 대하는 태도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던 다구치의 얘기에는 저도 동감하는지라, 자신의 이름에 대해 말하는 나루미를 통해 나루미라는 인물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쓰는 나루미는 참 여러모로 비틀린 인간이네요 =_);; 물론 저는 '나루미가 심성 곧고 모든 걸 용서로 감싸안을 만한 위인이었으면 바티스타 본편의 저런 지경까지는 안 왔어! 그러니까 어느 정도는 비틀려 있는 게 당연해!' 라는, 제 나름대로의 확신을 갖고는 있긴 하지만 역시 캐릭터 해석이란 건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는 듯 합니다. 어차피 원작자가 아닌 이상 누가 뭘 어떻게 발버둥쳐도 2차 창작에 있어서 정답이란 없겠지만서도요 ^ㅂ^;

제목의 given은 문자 그대로의 뜻이기도 하고, given name의 given이기도 하고.... 편하실대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아무리 봐도 뭘 말하고 싶었던 건지 논점이 흐려진 글 같지만 ㄱ-;; 어쨌거나 망상했던 걸 완성된 결과로 뱉었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렵니다. 마음에 덜 차는 부분은 나중에 조금씩 수정할지도요.

참, 그리고 전반부의 다구치와 나루미의 묘사 및 대화는 일부러 원작을 거의 그대로 차용했다는 점을 밝혀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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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스타수술팀의영광
# by 묘희猫姬 | 2008/06/09 19:50 | 망상[妄想]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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