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정말로 단문입니다.
햇살이 가득 내리 드는 창가에 앉았다. 어제 짜다 만 가느다란 결의 레이스를 손에 들었다.
판 위에 촘촘히 박힌 핀 위로 작은 나무 실패를 건 손을 움직인다. 두 번째 핀에서 세 번 째, 다시 두 번째를 거쳐 첫 번째로. 두 번 감아 돌리고 빼낸 뒤 다시 건너 뛰어 옆으로. 가느다란 실의 촉감에 손끝을 곤두세우고 익숙하게 손을 놀린다. 성기게 짜인 잎맥을 그리고, 잎이 붙은 구불구불한 줄기를 짜 그 위로 작게 핀 꽃을 올린다.
짜여가는 얇은 레이스 위로 햇살이 무늬 지며 흔들렸다. 해질녘의 황금빛이 반투명한 손톱 끝에서 춤추며 노을 속의 초승달을 빛낸다. 따스하고 시린 그 모습에, 그만치 시렸던 그날의 음성이 다시 어제인양 귓전을 맴돈다.
- 테세아트로 직접 갈 생각이야. 이제 지원군만으로 해결 될 상황이 아니라서.
다음 날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말하며 나서는 길에, 그는 마치 ‘내일 아침 식사는 뭘까’라고 묻는 것처럼 지나가는 말로 그렇게 덧붙였다. 전혀 모르고 있던 이야기였다.
- 글쎄, 석 달? 아니면 반 년? 아니, 일 년이 될 수도 있겠군. 아무도 모르지, 어떻게 될는지는.
얼마나 걸릴지 묻는 내게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그렇게 대답하고 비죽이 웃으며 덧붙였다.
- 그리고 그 후엔 시체가 되어 돌아와 당신을 제국 황태자비가 아닌 베르비스의 왕녀로 되돌려 보내 줄지도 모르지.
놀라 고개를 들자 조용히 불타며 침잠하는 듯한 금안(金眼), 조금도 웃지 않는 그 눈과 마주쳤다.
- 리델, 당신이 원하는 대로.
“아.”
실이 꼬여버렸다.
손가락 끝에 감긴 실을 풀어냈다. 천천히 두 손을 떼고 양 무릎 위에 포개어 맞잡았다. 그리고 일그러진 꽃무늬가 뒤엉킨 레이스를 내려다보았다. 꽃과 넝쿨이 얽혀가며 아름다운 무늬를 자아냈어야 할 레이스는 이제 그저 쓸모없는 실 뭉치가 되었다.
그리고 조용한 창가에 내려앉아 어른대는 늦은 오후의 햇살이, 탁자 위에 놓인 실과 바늘들이, 한쪽에 쌓인 천과 그 위에 반쯤 놓다 만 자수들이 눈에 비쳤다. 그 모든 것들이 눈가에서 하나로 뒤섞여 레이스의 꽃 처럼 일그러진 채 부풀어 오르다 마침내 한 줄기로 투명하게 흘러내렸다.
한참을 그렇게 앉아 있은 뒤에, 뒤엉킨 레이스 대신 목 깊은 곳에서 막혀 엉기는 목소리만을 간신히 풀어 잠든 듯 고요한 방안에 울려내었다.
“누가, 누가…… 그런 걸 원한다고 그런 슬픈 말씀을 하셨습니까…….”
그리고 다시 마음과 눈물만이 한없이 엉키어, 그 실타래 끝의 행방조차 보이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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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요점은 이펠은 바보라는겁니다. 츤츤츤도 적당히 하란 말이다 샛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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